190303

이곳에 글을 쓰는 건 어쩌면 실험이다. 아무도 읽지 않는 곳에 텍스트를 남긴다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일기장? 그것과는 조금 다른 것 같다. 펜을 손에 쥐고, 종이의 질감을 느끼며 생각을 글자로 옮기는 행위와 키보드를 통해 모니터에 문장을 적는 행위는 조금 다르게 느껴진다. 내 생각을 마지막으로 종이에 남겨본 게 언제인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이 블로그에 글을 쓰는 건 어쩌면 슈뢰딩거의 고양이 문제와도 비슷한데, 아무도 내가 여기에 글을 남기는 글을 읽지 않지만, 누군가 읽게 되면 그 순간 이 글의 성격은 달라지게 될 것이다. 누군가 읽고 있다는 걸 내가 알게 되는 순간 어쩌면 나는 다른 방식으로 글을 쓰게 될 지도(혹은 쓰지 않게 될 지도) 모른다.

그러니까 혹시 저를 아는 누군가 이 글을 읽고 계신다면…

* 요새는 류츠신의 ‘삼체’를 읽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