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다를 수 없는 나라, 크리스토프 바타유

지아리아 족은 눈에 보이지 않는 정령들이 가득 깃들어 있는 어떤 세계를 믿었다. 만물 속에 신이 있었다. 저마다의 존재는 비록생명 없는 것이라 하더라도 하나씩의 영혼을 지니고 있었다. 이 베트남 사람들은 얌전하고 조용했다. 참을성 있는 그들은 표지 하나하나 속에 깃든 우주를 섬겼다. 달이나 바람처럼 비가 그들에게 말을 했다. 선교사들은 그들에게 머나먼 전설들이 살아 숨쉬는한 권의 책을 소개했다. 전설들은 재미있었다. 그러나 하늘과 땅의 신들은 믿기 어려운 것이면서도 마음에서 가까웠다. 신들은 잎사귀 하나하나를 떨게 했다. 여러 가지 표지들이 그 베일을 벗고 나타나는 어떤 여름밤이면 마을은 행복한 신음 소리로 수런거렸다. 남자와 여자가 우주에 하나되는 것이었다.

그는 오랫동안 생각에 잠겼다. 그에게는 모든 것이 다 손쉬워 보였다. 바딘의 베트남 사람들은 기독교와 그 종교가 전하는 평화의 메시지를 기꺼이 받아들였었다. 그러나 그러면서도 여전히 거북이니 일각수니 용이니 하는 것들을 섬겼다. 불멸과 은총의 상징인 불사조를 기리는 축제를 음력에 따라 거행했다. 집에서는 조상을 섬겼다. 봄의 축제 후 육십 일 동안에는 다시 순수한 빛의 밤을 기리는 축제를 가졌다. 죽은 자들과 산 자들이 마치 낮과 밤인 양 거기서 다시 만나게 되는 것이었다. 도미니크 수사는 회의적이었다. 농부들은 복음서를 경청했다. 그리고 여전히 계속하여 그들의 옛 신들을 믿었다. 베트남은 어느 것 하나 버리지 않은 채 다 간직했다. 그래서 모든 것이 영원 속에서 한데 뒤섞였다. 존재들은 논 위를 불고 지나가는 바람처럼 지나갔다. 논에 심어놓은 벼가 그 즐거운 푸른색으로 허리를 굽혔다.

얼마 후 선장이 죽었다는 소식이 들렸다. 그의 부하들은 베트남의 숲속에서 부상을 당하거나 살해당하거나 길을 잃었다. 베트남 사람들이 중국의 멍에에서 벗어나는 데는 천 년이 걸렸었다. 프랑스 사람들을 상대해서는 이 주일도 채 걸리지 않았다. 그들은 용감했고 무장까지 하고 있었지만 병에 걸리고 만 것이었다. 그리고 더위도 이겨내기 힘들었다. 그들은 논 가운데서 잠을 잤다. 거기에 우글대는 모기떼와 두꺼비들은 엄청난 소리로 울어대며 그들의 잠을 방해했다. 그들은 지칠 대로 지쳤고 불안했다. 소리없는 식물들도 그들에겐 적대적이었다. 그곳의 물은 그들을 천천히 죽음으로 몰고 갔다. 그들의 몸은 더러웠고 뱃속은 그들의 포도주 술통처럼 텅 비어 있었다. 그들은 고독을 견딜 수가 없었다. 너무나 심한 습기 때문에 화약이 썩기 시작했다. 대포는 논바닥의 진흙 속에 빠져서 요지부동이었다. 사이공의 문전에서는 농민들이 쇠스랑으로 무장한 채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들의 수는 굉장히 많았다. 프랑스 사람들은 참혹하게 죽음을 당했다. 그들은 조국에서도 멀고 전쟁에서도 먼 곳에서 외로이 죽었다.

저희 황제를 쫓아내고 난 그 농민들은 조용하게 잘 살고 있었다.

군인들은 베트남을 이해하려고 노력하지 않았다. 이 점은 용서받을 수 없는 일이었다.

며칠 후, 어린 베트남 황제는 폐렴에 걸려 죽었다. 이상하게도 얼굴에 푸른빛이 감도는 그 작은 몸이 눕혀 있고 그 앞으로 모든 궁정 사람들이 말없이 줄을 지어 지나갔다. 죽음은 흔한 것이지만 고독은 그렇게 흔한 것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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